게임/리뷰

꿈에서 깨어난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꾸게 되는 평온한 꿈

트릭스터76 2024. 2. 22. 12:00

호기심 왕성한 소년 크로노아가 꿈의 세계에서 모험하는 액션 바람의 크로노아로부터 3년여, 크로노아가 다시 돌아왔다!

 

시나리오가 주역인 이색작 크로노아

 

그곳은, 판토마일이라는 신비한 세계, 장난꾸러기 소년 크로노아와, 링의 정령 휴포는 사이좋은 단짝. 판토마일에 악의 손이 뻗쳐옵니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크로노아와 휴포. 그들의 모험이 끝나고, 그리고 엔딩. 세계는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원래대로 돌아온 세계에 크로노아가 있을 곳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슬프고 가슴 아픈 이유. 동화적인 세계이기 때문에 그 갭의 잔혹함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크로노아와 플레이어는 꿈에서 깨어납니다.

이것은 전작 '바람의 크로노아' 이하(크로노아)의 줄거리입니다. 발매로부터 2편이 나올때까지도, 그 시나리오는 '감동적', '눈물이 난다'라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크로노아는 액션게임이지만, 그 주역은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액션 게임으로서도 상당히 잘 짜여져 있습니다. 크로노아가 취하는 동작은 '점프'와 '바람구슬쏘기'의 2가지입니다. 그러나, 그 단 두가지만으로 단조롭지 않게 마지막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장애물로 나오는 적은 잡아서 하늘을 날거나, 던져서 폭탄으로 쓸 수 있는 등, 스테이지 진행에 필요한 퍼즐을 푸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초보자도 즐길수 있도록 여러 가지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수수께기 풀기와 액션의 밸런스도 좋다. 그러나 역시 시나리오가 가장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란 그렇게 보기 힘든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게임을 만드는 측이 이야기를 가탁하는 장르는 보통 RGB나 어드벤쳐입니다. 액션이라는 장르의 경우, 주역은 어디까지나 액션 부분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크로노아'는 시나리오를 메인 소재로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휘귀한 존재입니다. 액션 부분은 크로노아라는 캐릭터에게 플레이러를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존재일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움직임으로써, 크로노아는 살아있는 캐릭터가 됩니다.  함께 역경을 헤쳐왔다는 기분이 있기 때문에 라스트신에서의 감동도 그만큼 더 커집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러한 '역전구조'가 '크로노아'의 특징입니다.

 

 

 

 

 

 

그 노선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이번의 '바람의 크로노아2'(이하 '크로노아2')입니다. 원작은 하드웨어가 PS1에서 PS2로 변경되어, 그래픽은 한층 아름다웠습니다. 캐릭터는 독특한 폴리곤으로 표현되고, 스테잊의 사이사이에 삽입된 크로노아와 친구들의 대화는 섬세한 동작에 의해 더욱 분위기를 살려줍니다. 액션부분에서는 강제 스크롤로 진행하는 서핑 보드 스테이지, 2P의 도움으로 대점푸가 가능한 '서포트 모드'등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액션적으로 어렵지 않아서, 누구라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와 액션의 주종관계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스토리는 4개의 나라가 있어 '루나티아'라는 이세계를 무대로, 세계의 조화를 관장하는 '세계를 지탱하는 종'을 둘러싸ㅣㄴ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는 본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스포일러 할 수는 없지만, 역시 '크로노아'만의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라스트는 깔끔하고, 약간 가슴 아픈 감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 시간제한이 있는 스테이지와 불이 꺼지면 어두워지는 스테이지 등, 몇가지 기믹이 추가되어 후반에는 급격하게 난이도가 올라가는 부분이 있어서 액션을 중시하는 쪽으로 다소 방향성이 기울어진 것은 아쉽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나링오도 합격점에는 도달해 있으나 전작만큼의 깊이는 없습니다. '크로노아'의 강점은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에 있고, 액션 스테이지에 관해서는 같은 장르의 다른 작품에 양보해도 좋지 않았을까합니다... 과감한 차별화를 통해 시나리오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에 보다 충실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합니다.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답습한 '크로노아2'는 너무나도 전작과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물론, 그래서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단한 양질의 작품이고 그때까지의 팬과, 새롭게 시작하는 유저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미지의 영역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발굴해낸 즐거움을 다시 릴리스하는 재생산적 행위. 그것은 마치, 명동교자같은 오래된 맛집이 세월을 두고 변함없이 지켜온 변하지 않는 그리운 맛입니다.

 지금까지 게임에 있어서 속편이 나올 때에는 극적인 진화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예를 들면 'FF'시리즈는 그런 사상의 집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작으로보터 무엇이 늘어났는가. 어디가 새롱워졌는가,라는면만 집요하게 추궁합니다. 그러나 '크로노아'라는 시리즈는 새로운 이야기를 기존의 익숙한 베이스(액션과 그래픽)에 얹어냈습니다.

 

 

 

 

 게임업계가 상승일로를 걷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그것은 게임이라는 프론티어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그 안에서 이미 발굴된 '크로노아'라는 독특한 존재.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역할은 일단락하고, 기존의 즐거움을 유지, 재생산한느 성숙의 시대에 도래를 '크로노아'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3편을 기다려봅니다. 명동교자는 20년째 가도 언제나 만족을 주는 식당입니다. 저에겐 크로노아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