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젯 셋 라디오 퓨쳐. 좌 일본판, 우 한국 번들판. 당시 젯 셋 라디오 퓨쳐는 번들소프트의 형식으로 발매되었습니다.

 

당시 첫번째 XBOX를 산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XBOX는 클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무거웠습니다. 당시로서는 정말 엄청났습니다...

 

용산에서 구입한 후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이대로 확 버려 버릴까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살펴보니, 본체 중략 3.85kg이였습니다. 부속품과 상자를 포함하면 4kg을 넘는 무게였습니다. 요즘은 게임노트북도 2.8 kg이 넘어가면 심각한 무게가 느껴집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깜짝 놀란 것이 또 한가지. 컨트롤러도 엄청나게 무거웠습니다. 뭐 XBOX가 미국에서 만들어져서 서양인들의 손 사이즈에 맞추어 제작된 컨트롤러라해도 너무나 컸습니다. 하지만 이 크기는 나름의 이점이 있으니 후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긴 해도 콘솔의 사이즈가 PS2의 2배, GC의 4배는 될 듯한 크기는 아무리 미국 제품이라 해도 너무 지나친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반에는 들어가지 않았을때는 정말 당황했습니다.

 

 

 

 

대작이 비매품이라는 문구로 발매 된 것을 보면 당시 XBOX흥행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번들판 소프트에 함께 수록된  세가GT 2002, 현재 명맥이 끊어진 시리즈입니다.

 

XBOX에 대한 감상은 이쯤에서 끝내기로 하고, '젯 셋 라디오 퓨쳐'이하(JSRF)는 DC로 발매됐지만 DC라는 플렛폼으로 인해 잘팔리지 않았던 '젯 셋 라디오'의 속편 이었습니다.

 게임 내용은 가상의 게임배경 '도쿄'시내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달리며서 스프레이로 그래피티를 그리는 것입니다.

 게임으로서 장르는 '소닉 어드벤쳐'에 매우 가깝지만 인라인 스케이트가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거나 전선을 타고 달릴 수 있기 때문에 필드 내를 보다 입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그만큼 행동의 자유도가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특징적인 것은, 3D로 만들어진 마을이 현실적이라기 보다는 영화세트를 재현한 것 같습니다. 현실과는 차이가 있고 마음껏 놀아라! 하고 만들어진 놀이터의 느낌이었습니다.

 전작이 팔리지 않았던 최대의 원인은 성공하지 못한 DC용 소프트였기 때문이지만, 게임상으로는 조작에 상당한 숙련이 필요할 만큼 난이도가 높고 자유도가 너무 높은나머지 플레이어가 무엇을 하면 좋을 지 알기 어려웠던 점도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XBOX 판 'JSRF'는 컨트롤러의 컨피그를 바꿀 수 있다는 점 덕분에 그 조작성이 비약적으로 향상 되었습니다. 또한 게임의 목적을 단순화시킴으로서 플레어는 망설임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작을 플레이 한 사람에게는 난이도가 내려간 것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작성에 관해서는 ' JSRF'를 플레이하면 전작의 조작성은 이치에 맞지 않게 느껴졌고, 거리의 구성도 ' JSRF'쪽이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플레이를 해 보면 ' JSRF'쪽이 더욱 즐거운 게임이라고 느꼈습니다.

 

 

 

 

번들 소프트의 메뉴얼. 2개임의 메뉴얼이 각각 동봉되어 있습니다.

 

 

 

 

 

같은 테마에 같은 컨셉의 게임을 이렇게 까지 세련되게 리뉴얼 세가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이 소프트가 XBOX용 소프트라는 것이... 이건 세가의 숙명이었을까요?

 DC용 소프트에서 XBOX용 소프트로 옮겨가면서 세가가 지향한 것은, 아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소프트'여야한다는 바램이었을겁니다.. 전작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 JSRF'는 매우 알기 쉬운 게임으로 변해 있지만, 그 때문에 전작이 지니고 있던 어떤 '분위기'가 사라져 버린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당연히 생기게 됩니다.

 전작이 지니고 있던 어떤 '분위기'란 '젯 셋 라디오'는 새로운 게임이다'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 JSRF'는 플레이를 해도 '그 앞에 뭐가 있을까'라는 기대감은 없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친숙한 게임을 원하는 포인트를 추가주문해서 다시 만들어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 JSRF'를 플레이하고 있으면, 마치 '크레쉬 밴디쿳'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수도 있습니다. 재미있긴 하지만 그곳에 "무언가 새로움"운 없기 때문입이다. 이것은 세가에게 조금 가혹한 비판일까요? 

 

'JSRF' 소프트 자체의 문제가 아닌 XBOX의 사양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게임 도중 때때로 렉 현상이 있습니다(화면내에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해서 교차하면, 캐릭터의 움직임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되어 버리는 현상).

 CPU의 연산이 늦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인데, 문제는 렉이 한 번  발생하면 한동안 그 상태가 계속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라이벌 게임머신인 PS2나 GC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현상임을 생각하면,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 만는 게임머신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XBOX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내려한 세가의 탓일까요.

 

 마지막으로, 앞서 XBOX의 컨트롤러가 무겁다고 얘기했는데, 컨트롤러의 무거움 덕분에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움직일 때의 조작감이 매우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이 컨트롤러는 왜 이렇게 무거운 걸까'라고 생각했지만, 장시간 플레이하다 보면 그 훌륭한 사용감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리고 진동기능은 요즘의 가벼운 진동과는 비교도 않 될 만큼 좋은 손맛을 선사해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걸 노리고 컨트롤러를 무겁게 만들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당시 콘솔 컨트롤러 가운데 최고의 사용감을 자랑한 것 만은 확실합니다. 

 

 

 

 

 

디스크 한장에 담은 세가의 대작소프트들.

 

 

하지만 JSRF또한 XBOX의 명운과 함께 흥행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멋진 게임이었지만 XBOX의 부진으로 인해 판매에는 한계가 있었죠. 세가의 꿈이 다시 한번 접히는 순간이었습니다. 벌써 20여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2024년!

세가의 용과같이 8편이 100만장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세가팬이 저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젯 셋 라디오의 소식이 모락모락 들려옵니다. 용과같이의 기세를 이어 새로 나올 젯셋도 꼭 100만장이상 판매해서 시리즈의 명맥을 계속 이어주었으면 합니다. 모두가 인라인을 타고 도시를 활보하는 즐거움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